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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1-09 00:00
법무법인 정률 김학성 정책위원장 - 도시재생신문 인터뷰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694  
/인터뷰/ 김학성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변호사는 조합원 권익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2010.01.09 12:09 입력 | 2010.01.09 16:10 수정
 

/인터뷰/ 김학성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변호사는 조합원 권익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지난달(2009년 12월) 11일, 전국주택재개발연합회(회장 오병천)가 주최한 송년회에서 한 남자가 먼저 명함을 건넸다. 얼떨결에 나눈 첫인사가 인연의 시작이 될 줄도, 불과 보름여 만에 단독 인터뷰를 하게 될 줄도 이때까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흰 눈이 소복이 쌓인 세밑 아침(2009년 12월 28일)에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그 남자를 다시 만났다. 그가 바로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법무법인 정률의 김학성 변호사다. 그에게서 지난 한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던 이슈와 올해(2010년) 예상되는 핵심 쟁점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조합설립인가 취소ㆍ무효 판결 Top이슈”

“구역지정 前설립 추진위, ‘줄소송’ 예상”


김학성 변호사는 법원의 연이은 조합설립인가 무효ㆍ취소 판결을 2009년에 이어 2010년에도 예상되는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 이후 행정법원에서조차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서상의 하자를 문제 삼은 데 대해 향후 관련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으로 지난해 말 서울행정법원이 정비구역지정 이전에 설립된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사실상 무효화시킨 판결을 들었다. 그는 이 판결의 후폭풍이 올 한해를 뒤흔들 최대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올해(2009년)와 내년 최대 이슈를 꼽자면 어떤 게 있습니까?

올해는 유난히 조합설립인가 취소 또는 무효와 관련된 법원의 판결이 줄을 이었습니다. 조합설립인가까지 난 상태라면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볼 수 있죠. 그런데 사업 시행자인 조합을 무효화시키는 판례가 많아짐에 따라 그것이 궁극적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의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서상의 하자를 이유로 이미 인가를 받고 사업을 진행 중인 조합을 없애는 판결은 극소수 반대파를 제외하면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습니다.

최근 들어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서상에 구체적인 분담금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조합설립인가를 무효화시킨 경우가 늘고 있죠. 하지만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서에 명시해야 할 분담금은 추진위 단계에서 결코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만큼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계 법령에도 ‘개략적인 분담금’으로 모호하게 규정돼 있는 만큼 필요하다면 법령을 개정해서라도 이러한 혼란을 예방해야 합니다. 불명확한 법령을 따랐을 뿐인데 이를 고려치 않고 조합을 무효화시키는 것은 불합리한 행위죠. 이 경우 단순히 패소 판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조합에 반대하는 측의 ‘무기’로 작용해 재개발ㆍ재건축 사업 자체를 표류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일부 재판부의 비현실적인 판결이 사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말이죠. 이 때문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사업을 진행해 온 조합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심지어 일부 사업장에서는 이 같은 판례를 근거로 기존 조합의 발목을 잡고 사익을 채우려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물론 하급심에서는 판결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법원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소송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되리라 봅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죠. 재판부도 판결을 내림에 있어 현실을 반영하는 등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달(작년 12월) 초 행정법원에서 ‘정비구역지정 이전에 설립된 추진위는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올해(2009년) 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 개정되면서 추진위 설립 시기가 ‘정비구역지정 이후’로 명확해졌습니다. 그 전까지는 ‘추진위를 먼저 설립할 수 있다’는 관계 당국의 지침이 추진위 설립의 근거로 작용했죠. 그에 따라 도시정비법이 제정된 지난 2003년 7월 이후 약 6년간 전국의 수많은 추진위가 정비구역지정 이전에 설립됐습니다. 관할 지방자체단체들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인가를 내줬죠.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이 ‘구역지정 전에 설립된 추진위는 무효’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수백 개의 추진위가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이에 속하는 사업 구역 내에서 누군가가 소송을 제기한다면 해당 추진위는 설립 무효ㆍ취소 처분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업이 진행됐고, 그 과정상 명백한 하자가 없는 경우에는 일방적인 추진위 무효ㆍ취소 결정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대법원 판례(2009년 10월 29일 선고 2009두12297 판결)는 입법 취지에도 맞지 않고 현 정비사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만큼 재고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이 사안은 따져봐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정비구역지정 이전에 설립ㆍ승인을 받은 추진위가 조합으로 전환해 사업을 진행했을 경우, 설립상의 하자가 추후 승계되는 지 등에 대해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점이 대표적인 예죠. 어찌 됐든 행정법원의 이번 판결이 가져오는 후폭풍은 내년(2010년)에도 업계 최대의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시정비법 해석 모호…보완 필요성 높아”

“추진위 업무 범위 등 법으로 명확히 해야”


김 변호사는 현행 도시정비법의 맹점으로 법령 해석이 모호하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추진위의 법적 성격이 불명확한 현실 탓에 정비사업이 추진됨에 있어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해법으로 “추진위 운영 규정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관계 법령에 업무 범위 및 권한ㆍ의무 등이 보다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도시정비법의 맹점은?

현행 도시정비법은 재개발ㆍ재건축 사업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정 해석을 놓고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확하지 않은 표현이 적지 않다는 뜻이죠. 이는 도시정비법이 제정된 이래 수차례 개정되면서 ‘누더기’가 됐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법령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담고 있는 모호성 탓에 재판 과정에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는 경우마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차제에 이를 보완할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이는 법조인을 비롯한 업계 이해관계인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죠.


●…추진위에 대한 규정에 특히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추진위는 관계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범위보다 훨씬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죠. 하지만 조합의 경우 ‘법인’으로서 그 권한과 의무 등이 비교적 명확히 규정돼 있는 데 반해 추진위는 법적인 성격이 모호한 게 현실입니다. 이는 추진위 운영 규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죠. 결국 향후 법령 개정 시 추진위의 성격, 업무 범위, 권리ㆍ의무 등을 보다 명확히 규정해 구속력이 강한 법령에 의해 움직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추진위원장 또는 조합장 직무대행제도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 갖고 계신 생각은?

직무대행자는 통상 신청인이 추천한 사람을 법원에서 선임하는 형태로 정해지곤 하죠. 정비사업의 특성상 주로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가 선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직무대행자 선임 이후 그가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그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데 있습니다. 그 때문에 대행자가 사사건건 법원에 행위 허가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만큼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권한을 위임하고 수행하는 업무의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청인(주로 조합)에 반대하는 쪽(일반적으로 속칭 비대위)의 반발도 분쟁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문가 풀(pool)을 구성한 뒤 해당 사업과 이해관계가 없는 대행자를 선임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직무대행자로 변호사가 주로 선임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에 선임 절차상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합니다.


“변호사는 조합원 권익 수호의 최후 보루”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 신뢰가 성공 열쇠”


김 변호사는 ‘정비사업에 있어 변호사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합원의 권익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라고 답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인이 얽힌 사업인 만큼 각자가 이익을 보장 받으려면 전문가인 변호사의 조정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셈이다. 그는 이어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에 대해 “조합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 구축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에 있어 변호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마디로 요약하기가 쉽지 않네요. 굳이 말하자면, ‘조합원의 권익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정비사업은 그 특성상 상당히 많은 이해관계인이 존재합니다. 그만큼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죠. 따라서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 사업 진행에 있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사업의 성공적인 청산을 이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재는 정비업체가 사업과 관련된 업무 전반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조합원들이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비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거죠. 하지만 그런 정비업체 역시도 비전문가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법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죠.

사전에 법률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법률상 하자가 없는 행위를 해야 손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미리 법률 컨설팅을 받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조합원들의 이익 추구에 부합하는 일이라 확신합니다.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조합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중요한 요소를 꼽자면?

무엇보다 조합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 구축이 우선시돼야 합니다. 집행부와 조합원 사이의 흔들림 없는 신뢰 관계야말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업무 수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입니다. 이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조합 집행부와 조합원이 ‘합심’해 투명하게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한다면 사업은 ‘해피엔딩(happy ending)’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글귀 중에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란 것이 있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고, 서는 곳마다 진리의 땅이 되게 하라는 뜻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잃어버리지 말고 주체적으로 임하면 그가 하는 일과 있는 자리가 모두 진리가 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전국 곳곳의 수많은 조합원들께서도 이 말을 한 번쯤 되새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인의식을 갖게 되면 관심이 생기고 적극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낭비를 줄이게 되고 부정부패를 경계하게 되죠. 이것들은 모두 정비사업의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입니다.

이밖에 시공사와의 계약 체결 시 조합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을 작성하고, 그 과정을 치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공사와 조합원 간의 갈등은 주로 사업 초기 시공사가 제시했던 공사비 등의 비용이 추후 달라지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사업이 진행될수록 통상적인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수준에서 부담금이 늘어나게 되면 반발하지 않을 조합원은 없겠죠. 이를 잘 컨트롤(control)해서 양측의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변호사의 주된 임무일 뿐만 아니라 재개발ㆍ재건축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초석이기도 합니다.


▶ He is…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제38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근무(1996) -통일부 근무(1998) -제43회 사법시험 합격 -현재 법무법인 정률에서 재개발ㆍ재건축, 부동산금융 담당 팀장 역임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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